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하고 큰 히트를 친 뒤 뉴욕 브로드웨이로 갔던 위키드 (Wicked)가 탄생 20주년을 맞아 샌프란시스코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으로 돌아왔어요.
사실 위키드 (Wicked)는 두 주인공이 나오는 포스터와 "착한 마녀" "나쁜 마녀"같은 캐치프레이즈가 유치하게 느껴져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이 되는 동안 한 번도 보지 않았었는데요, 뉴욕에 갔을 때 우연히 시간대가 맞아 봤다가 단숨에 제 최애가 된 뮤지컬이랍니다.
샌프란시스코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가 있는 시빅 센터 (Civic Center)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극장으로 향했어요.
시빅 센터 (Civic Center)는 치안이 정말 안좋았었는데, 오랜만에 가니 해가 밝은 낮엔 강아지 산책을 시키는 견주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그래도 밤에는 정말 위험해지니 뮤지컬을 본 사람들이 우르르 나갈 때 모여서 같이 나가는 게 좋답니다.
시빅 센터 (Civic Center)의 주차장이 좋은 이유가 많이들 여기에 주차를 하시더라고요.
사람들과 무리 지어 다닐 수 있어서 한결 마음이 편하게 다닐 수 있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주차장 정보를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sfmta.com/garages-lots/civic-center-garage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빅 센터 플라자 (Civic Center Plaza)를 지나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으로 오니 걸린 위키드 (Wicked) 포스터가 반갑더라고요.
샌프란시스코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은 물 말고는 밖에서 사 온 음식과 음료는 반입이 금지되어있답니다.
또 총기나 칼 같은 무기 소지를 막기 위해 간단한 가방 검사를 하게 되어있으니 혹시 밖에서 음식종류를 싹수 않도록 조심하세요.
가끔 극장 근처에서 로컬 음식을 파는 파머스 마켓 (Farmers Market) 시장이 서는데, 유혹에 지지 마셔야 해요 ㅎㅎ.
오랜만에 봐도 여전히 아름다운 공연장이에요.
뉴욕 브로드웨이같이 넓지는 않지만 공연장 내부의 플라테레스크 파사드(Plateresque Façade)의 디테일로 마치 대성당 같은 웅장함을 준답니다.
극장 내부로 들어오면 그날 공연자들의 이름이 쭉 걸린 포스터가 있어요.
저희가 본 날을 포함해 남은 샌프란시스코 공연 스케줄은 엘파바 (Elphaba)의 역으로 주연 배우인 로렌 (Lauren Samuels)이 아닌 칼리 어거스틴 (Carly Augenstein)이라는 스탠바이 배우가 나오게 되는데 스탠바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하더라고요.
글린다 (Glinda)는 예정대로 어스틴 대니엘 보머 (Austen Danielle Bohmer)가 연기했답니다.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은 극장 곳곳에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팔고 있어요.
재밌는 점은 뮤지컬마다 스페셜 메뉴를 만들어 준다는 점인데요, 위키드 (Wicked)는 인기 때문인지 20주념 특별 기념인지 스페셜 드링크를 5가지나 만들어 주었더라고요.
스페셜 칵테일 메뉴는 중력을 벗어나 (Defying Gravity), 그리머리 마법서 (The Grimmerie), 초록 마법약 (Green Elixir), 걸-린다(Guh-linda), 엘피 (Elphie), 그리고 적혀있진 않지만 스크린에만 나오는 시크릿 메뉴인 파퓰러 (Popular)까지, 위키드 (Wicked) 뮤지컬 팬이라면 깜빡 넘어갈만한 이름의 메뉴들이 있었답니다.
저희도 결국 참지 못하고 스페셜 메뉴 중력을 벗어나 (Defying Gravity) 한잔과 원래 있는 메뉴인 샹동 스파클링 로제 브뤼 (Chandon Sparkling Rosé Brut) 한잔을 시켰답니다.
왼쪽이 샹동 스파클링 로제 브뤼 (Chandon Sparkling Rosé Brut), 그리고 오른쪽이 중력을 벗어나 (Defying Gravity)에요.
생각보다는 초록 마법약 (Green Elixir)과 비슷할 것 같은 모양이었어요.
스페셜 메뉴만 시키지 않기를 잘한 게 중력을 벗어나 (Defying Gravity)가 달달하고 나쁘지 않은 맛에 비교해서 알코올은 너무 약해서 뮤지컬이 시작하기 전에 거의 다 마실 뻔했답니다.
샹동 스파클링 로제 브뤼 (Chandon Sparkling Rosé Brut)도 굉장히 맛이 괜찮았는데요, 달지 않으면서 시원하고 샴페인답게 알코올이 있어서 좋았답니다.
뮤지컬이 시작하는 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좌석에 들어가지 않고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좀 보냈어요.
저희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진짜 찐 팬들은 뮤지컬 내용의 마을 중 하나인 에메랄드 시티 (Emerald City)를 연상시킬 만큼 초록색으로 무장을 하거나 뮤지컬의 주인공인 엘파바 (Elphaba)와 글린다 (Glinda)를 코스프레를 하고 와서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너무 재밌더라고요.
다음에 위키드 (Wicked)를 또 보게 된다면 저도 초록색 옷을 입고 보려고 다짐했답니다 ㅎㅎ.
드디어 좌석으로 들어왔어요.
위키드 (Wicked)의 무대 디자인 시그니처와 같은 움직이는 드래곤과 위키드 속에 언급되는 여러 마을들이 적힌 지도가 있어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었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줄거리를 모르고 봤다가 소름 돋을 정도의 감동을 받은 편이라 줄거리를 다 적지는 않겠지만 위키드 (Wicked)는 어렸을 적 보았던 동화 오즈의 마법사의 프리퀄이에요.
동화로 베이스로 만든 뮤지컬이라고 해도 유치함보다는 동심의 순수한 감정들을 가진 너무나 매력적인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보여주기 때문에 어른들의 동화라는 어린 왕자가 생각나기도 해요.
예전에 뉴욕에서 공연을 보고 너무 생각이 나서 사운드 트랙을 들었다가 다른 창법들에 실망을 한 적이 있어서 살짝 긴장했는데 시간이 지나서인지 아니면 연기와 함께 즐겨서인지 처음 봤을 때와 같은 감동을 받았어요.
또 봤던 공연과 무대 세트나 춤등 살짝씩 다른 부분을 관찰하며 보았더니 더욱 재밌더라고요.
뮤지컬을 보고 아쉬움을 뒤로하며 나오는 길이에요.
샌프란시스코에 계신 분들은 기회가 되면 샌프란시스코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에서 보는 위키드 (Wicked)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