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아름다움의 극치였던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에서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Dear Evan Hansen)을 보고왔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은 시빅 센터 (Civic Center)에 있는 뮤지컬 극장인데요, 몇 년 전 센세이션 불러일으켰던 해밀턴 (Hamilton) 뮤지컬도 여기서 공연했답니다.
저희는 시빅센터 가라지 (Civic Center Garage)에 주차를 하고 극장까지 걸어갔는데요, 오분정도밖에 안 걸렸답니다.
그래도 주변이 좀 무서운 편이니, 같은 쪽으로 가는 거 같은 인파가 있으면 섞여서 걷길 추천드려요.
주차장에서 나와 아시안 아트 뮤지엄 (Asian Art Museum)을 지나서 걷다 보면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이 나온답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데다가 디어 에반 핸슨 (Dear Evan Hansen) 포스터가 크게 걸려있어 한눈에 찾을 수 있었답니다.
"오르페움 (Orpheum)"이라고 적힌 간판이 밤하늘에 잘 어울렸답니다.
사진엔 파란색 네온 조명이 굉장히 강하게 나왔네요, 실제로는 저렇게 눈이 부시진 않답니다.
오른쪽엔 미리 표를 사지 않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매표소도 있고, 중앙엔 입장하면서 가방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어요.
들어가니 고딕 양식 중 하나인 플라테레스크 (Plateresque) 스타일로 장식이 된 내부가 나타났어요.
아기 천사들과 휘장들이 조각된 벽의 디테일에 입이 딱 벌어졌답니다.
팝콘과 음료를 파는 매대가 곳곳에 있어서 많이 기다리지 않고 음식을 살 수 있더라고요.
뮤지컬을 보면서 팝콘을 사 먹어 본 적이 없어서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아쉬웠답니다.
이번 공연에 나오는 사람들의 리스트와 함께 티브이에선 현재 무대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저희가 갔을 땐 아직 시작하기 전이라 텅 빈 무대의 모습이지만 만약 지각을 했으면 들어가도 되는 시간까지 티브이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답니다.
공연장을 들어오며 세트가 보이는 곳에서 한컷 찍었답니다.
천장이 나무 재질이었는데, 이런 곳도 놓치지 않고 페인트로 꾸며놓아 놀라웠어요.
낡아 보이는 나무에 칠해진 생생한 색깔이 오묘한 분위기를 주더라고요.
공연장에 들어가니 자신의 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소리와 함께 무대 세트에서 나는 SNS와 디지털 기계음이 인상 깊었답니다.
뮤지컬의 내용이 SNS를 통해 갑자기 주목을 받는 소극적인 소년의 내용이라 저렇게 꾸며놓은 것 같았어요.
공연장 안도 역시 굉장히 화려했는데요, 천장엔 마치 이글이글 불타는 것 같은 태양 모양의 조명과 그 주위를 감싸는 별 모양의 장식을 앉아서 보고 있으려니 너무나 아름다웠답니다.
무대 주위 벽면 장식도 섬세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답니다.
연극하는듯한 사람의 조각이라던가, 특이하게 생긴 EXIT 마크가 신기했어요.
앉아서 공연이 시작하길 기다리고 있으려니 극장 직원분이 오셔서 음료라던가 마실 것을 시키고 싶은지 물었답니다.
의자 팔걸이마다 있는 QR코드로 메뉴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저희 마크는 너무 낡아서 안 나오더라고요.
다행히 직원분이 메뉴를 가지고 다니셔서 보고 골랐는데요, 심심한 입을 달래줄 요구르트 프레첼과 콜라, 그리고 무알콜 칵테일을 시켰어요.
무알코올 칵테일은 캔으로 주는게 신기했는데, 딱 김빠진 알콜 음료 같아서 다음번엔 그냥 와인을 시키는 게 나을 거 같았어요.
그래도 뮤지컬을 보며 너무나 목메는 장면들이 많아서 마실 것을 뭐라도 시킨 것이 다행이었답니다.
공연은 왜 이제야 봤나 싶을 정도로 마음을 울렸는데요, 스포를 하지 않기 위해 모든 줄거리를 적진 않겠지만 그냥 뮤지컬 사운드 트랙이나 영화의 트레일러를 듣는 걸로는 알 수 없었던 세밀한 연출과 내용이 가슴을 깊게 울렸답니다.
노래도 좋은 건 이미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용을 아는 상태에서 듣는 건 차원이 다른 감동이더라고요.
그냥 내용으로 보면 좋아할 수 없는 주인공인데, 어느새 모든 게 잘 풀리길 응원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주인공 말고도 다른 캐릭터들의 서사가 하나하나 의미가 깊어서 공연이 끝나고도 계속 이 사람은 왜 저 사람은 왜 하며 생각하게 되었어요.
공연을 다 보고 나오는 길을 아쉬운 마음에 찍었답니다.
문가에는 계속 사람들이 몰려있더라고요.
디어 에반 핸슨 (Dear Evan Hansen)도, 공연을 본 오르페움 극장 (Orpheum theatre)에서도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받은 저녁이었어요.
샌프란시스코에 뮤지컬이 돌아와서 너무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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